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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5일 수요일, 저녁
크록스를 사고 나서 저녁을 해결하러 아침을 먹은 식당으로 다시 갔다. 이번에는 다른 메뉴를 시키고 새로운 음식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비주얼들이 나왔다. 중국식 넓은 당면에 간장소스로 볶은듯했다. 내가 아는 맛에서 2% 부족한 그런 맛이다. 이후 숙소로 돌아와 올흔 섬 구경을 위해 왕복 버스(거의 밴이다.) 티겟을 샀다.
(Tip) 외부에서 올흔 섬으로 들어갔다 나가기 위해서는 올흔 섬에 숙소가 예약되어 있는 것이 확인이 되어야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표를 구매하면 출입확인서를 주고 그곳에는 섬으로 들어가는 날짜와 나가는 날짜와 함께 숙소가 기재되어 있다. 시에서 시행하는 방침 같은 게 있는지 이런 행정절차를 거치게 된다. 주로 숙소에서 표를 예매하면 모든 서류 작업과 숙소 드롭오프까지 다 해결해 준다.
2018년 9월 6일 목요일, 아침
버스드라이버가 숙소에 도착했다. 벤츠엠블럼이 박힌 12인승 정도 되어 보이는 버스에서 아디다스 집업 풀세트에 보잉선글라스까지 쓴 키 큰 러시아 형님이 내리셨다.
“#%^@#&...(대충 러시아어)”
타라는 뜻인가 보다.
각 숙소마다 승객들을 모으고, 중앙 버스 정류장 같은 곳에 잠시 정차하여 승객들을 더 태운 뒤 출발했다. 도심지역에서 떠나 달리다 보니 숲길을 해치고 초원이 나왔다. 도로와 초원밖에 없는 풍경이다. 정말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차량을 타고 한참 달렸는지 슬 배고플 시간이 되었다.
‘이쯤 다들 배도 고플 텐데, 휴게소 같은 데 멈추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밴은 휴게소에 정차하였다. 기사 형님이 내리라 하는 것 같았다. 15~20분 정도만 시간을 주고 출발한다고 한다. 휴게소는 다큐멘터리에서 줄곧 보아 왔던 러시아 내륙 지방의 목구조로 만들어진 집이다. 배가 많이 고파 빵을 두 개 샀다. 빵을 사면 커피나 홍차는 알아서 마시라고 주인장은 말했다. 80 루블(당시 약 1500원) 줬다. 가성비가 최고다. 심지어 빵도 커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금강산도 식후경. 배가 찼는지 주변 풍광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광활한 초원에 듬성듬성 있는 가옥들과 소. 하늘에 구름들도 몽글몽글하게 떠 있다. 말로만 듣던 몽골의 모습 같다.
차량을 타고 4시간 정도 달렸을까? 넓은 초원 언덕을 지나니 푸른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보고 싶던 바이칼 호수를 실제로 보기 시작하자 흥분되기 시작했다. 여행을 할 때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를 텐데,, 이것은 마치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느낌이다. 그 감정이 극대화되는 시점은 호수의 웅장함이 드러날 때이다.
올흔 섬에 들어가려면 20분 정도 페리를 타야 한다. 사람들은 밴에서 내려, 차가 배에 올라탈 때까지 밖에서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호수를 구경했는데, 내가 가진 시야로는 호수의 끝을 볼 수 없는 정도다. 그리고 물은 투명하고 에메랄드색이다. 물가에 치는 파도 소리와 청량한 물을 보면 넋을 잃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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