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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07. 시베리아 횡단열차(3), 72시간의 기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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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5일 수요일, 오전
시간상으론 아침해가 떴지만, 도무지 눈 씻고 찾아봐도 해는 안 보인다. 흐리다. 너무 흐려서 인지 온 세상이 회색깔 필터가 쓰인 것 같다. 이런 날씨 탓에 러시아는 도로 및 보행환경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길 가다 보면 물 웅덩이가 많이 보이고 그것 때문에 사고도 빈번히 나기도 한다. 러시아의 3대 불량식품은 날씨, 도로, 루스키(러시아 남자)라고 소문이 있다. 그 소문에 걸맞은 날씨와 도로환경이었다.
뭐 그래도 시내관광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우선 호스텔에선 조식을 제공을 안 하니, 아침을 해결하러 거리에 나왔다. 한국의 김밥천국 같은 식당은 없고, 전부 ‘카페(кафе)’라고 표기되어 있고 다양한 식사메뉴도 같이 판매하는 곳이 많았다. 카페 한 곳을 들어가 메뉴를 둘러보는데 죄다 러시아어로 적혀있었다. 나의 끙끙대는 모습을 직원이 보았는지, 직원이 하나하나 설명해 줬다. 이내 나는 기본 샐러드, 러시아식 만두(?), 치킨수프 요렇게 주문했다. 다해서 405 루블(당시 약 8000원) 상당히 가격이 싸다. 치킨 수프는 뭐랄까 닭을 우려낸 국물 같은 것인데, 머그컵에 담아주고, 러시아식 만두는 우리가 잘 아는 만두다. 다만 만두 속이 고기, 부추 등이 아니라 감자, 치즈 등 색다른 것이 들어있다.
공원 근처에 관광안내소가 있다고 구글지도에 나와있어, 당장 거기로 향했다.
“니하오”
“...?... 안녕하세요. I’m Korean”
졸지에 중국인이 되어버렸다. 중국인이 바이칼호수를 보러 이르쿠츠크에 워낙 많이 와서 그렇다고 한다. 특별한 안내는 없고, 시내지도를 받고 나와 여기저기를 둘러보기로 했다. 지도를 보니 뭐 그리 특별한 건 없고, 유명한 정교회의 성당(구세주교회), 안가라(Ангара́)강 근교, 저 멀리 있는 130지구에 있는 백화점 크게 3곳 정도를 둘러볼만해 보였다. 흔히 아는 명소라 불리는 곳이 많이 없어도 고즈넉한 주중의 거리를 거니는 묘미가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양식의 건물들이 많이 있다. 뭐랄까 유럽의 양식이라기에는 비슷하게 따라한듯한 느낌의 건물도 있고, 아예 전부 목조로 지어진 가옥도 있고, 대학교 때 배운 러시아 아방가르드 양식의 건물도 보였다.
거리를 걷다 보니 우중충한 날씨와 종종 보이는 진흙바닥 그리고 특이한 양식의 건물들 서로가 묘하게 잘 어울렸다. 거기다가 러시아 사람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도 같이 어울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끼쳐가며, 지금의 분위기와 모습을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번 여행 때 들고 온 샌들이 어느 순간 물냄새가 너무 심해져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버렸다. 특유의 발꼬랑내가 진동을 하는 터라 기차 안에서 너무 민폐였던 것 같아, 냄새가 심해지자마자 버렸다. 새 샌들 같은 편한 신발이 필요하던 터라 아까 봐놓은 백화점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크록스. 아무리 러시아의 물가는 싸다고 하지만, 크록스 신발은 예외였다. 거의 한국에서 파는 가격을 준 것 같다. 내가 잡은 예산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산 물건 중에서 제일 잘 산 것이다. 그렇게 크록스도 나와 함께 온 세상을 누비기 시작했다.
CROCS EVER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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