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여행 좋아해요 👋

내가 느낀 세상을 기록하다.

유라시아 | 18.08.30 ~ 19.02.14/'🇷🇺러시아' 긴 여정의 시작

러시아 08. 이르쿠츠크(1), 이게 바로 러시아의 날씨인가?

솔직한 진욱씨 2024. 7. 16. 00:33

https://jinwook-kim.tistory.com/10

 

러시아 07. 시베리아 횡단열차(3), 72시간의 기차여행

https://jinwook-kim.tistory.com/9 러시아 06. 시베리아 횡단열차(2), 안녕 사샤!https://jinwook-kim.tistory.com/8 러시아 05. 시베리아 횡단열차(1), 72시간의 기차여행https://jinwook-kim.tistory.com/7 러시아 04. 블라디

jinwook-kim.tistory.com

이전 편은 위 링크로 가주시면 됩니당


201895일 수요일, 오전

 

시간상으론 아침해가 떴지만, 도무지 눈 씻고 찾아봐도 해는 안 보인다. 흐리다. 너무 흐려서 인지 온 세상이 회색깔 필터가 쓰인 것 같다. 이런 날씨 탓에 러시아는 도로 및 보행환경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길 가다 보면 물 웅덩이가 많이 보이고 그것 때문에 사고도 빈번히 나기도 한다. 러시아의 3대 불량식품은 날씨, 도로, 루스키(러시아 남자)라고 소문이 있다. 그 소문에 걸맞은 날씨와 도로환경이었다.

 

뭐 그래도 시내관광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애매한 유럽 양식 위에 키릴 문자들은 오묘한 조합이다.

 

지나가다 발견한 경찰서 한 장 찍었다.

 

 

우선 호스텔에선 조식을 제공을 안 하니, 아침을 해결하러 거리에 나왔다. 한국의 김밥천국 같은 식당은 없고, 전부 카페(кафе)라고 표기되어 있고 다양한 식사메뉴도 같이 판매하는 곳이 많았다. 카페 한 곳을 들어가 메뉴를 둘러보는데 죄다 러시아어로 적혀있었다. 나의 끙끙대는 모습을 직원이 보았는지, 직원이 하나하나 설명해 줬다. 이내 나는 기본 샐러드, 러시아식 만두(?), 치킨수프 요렇게 주문했다. 다해서 405 루블(당시 약 8000) 상당히 가격이 싸다. 치킨 수프는 뭐랄까 닭을 우려낸 국물 같은 것인데, 머그컵에 담아주고, 러시아식 만두는 우리가 잘 아는 만두다. 다만 만두 속이 고기, 부추 등이 아니라 감자, 치즈 등 색다른 것이 들어있다.

 

 

식당 내부는 아주 깔끔했다.

 

커피부터 식사까지 다 해결할 수 있는 카페이다.
치킨 수프가 상당히 맛있다. 쌀쌀한 날씨에 제격이다.

 

 

 

공원 근처에 관광안내소가 있다고 구글지도에 나와있어, 당장 거기로 향했다.

 

니하오

 

“...?... 안녕하세요. I’m Korean”

 

졸지에 중국인이 되어버렸다. 중국인이 바이칼호수를 보러 이르쿠츠크에 워낙 많이 와서 그렇다고 한다. 특별한 안내는 없고, 시내지도를 받고 나와 여기저기를 둘러보기로 했다. 지도를 보니 뭐 그리 특별한 건 없고, 유명한 정교회의 성당(구세주교회), 안가라(Ангара́)강 근교, 저 멀리 있는 130지구에 있는 백화점 크게 3곳 정도를 둘러볼만해 보였다. 흔히 아는 명소라 불리는 곳이 많이 없어도 고즈넉한 주중의 거리를 거니는 묘미가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양식의 건물들이 많이 있다. 뭐랄까 유럽의 양식이라기에는 비슷하게 따라한듯한 느낌의 건물도 있고, 아예 전부 목조로 지어진 가옥도 있고, 대학교 때 배운 러시아 아방가르드 양식의 건물도 보였다.

 

 

 

관광명소마다 안내판이 있다. 지도에 초록색 루트를 따라 돌아다니면, 이르쿠츠크 시내구경은 충분히 할 수 있다.

 

관광안내소가 있는 공원이다.

 

최근에 꽃들을 심은 것 같다. 겹겹이 보이는 식생들이 이쁘다.

 

성당(구세주 교회) 2층에서는 기념품들을 살 수 있다.

 

주로 하나님 초상화와 초들을 팔았다.

 

무언가 사고 계시던 아주머니

 

성당 내부의 구조는 성수가 있는 전실이 있고, 그 뒤로 기도하는 공간이 있다.

 

성당 외부는 이렇다. 날이 흐려서 청록색 지붕이 칙칙해 보인다.

 

이름모를 동상과 다리를 건너면 앙카라 강이 보인다.

 

강렬한 파도가 보일 정도로 바람이 거셌다.

 

날씨가 얼마나 안좋았는지 교통사고도 났다.

 

점심즘에 배가 고파 사먹었던 샌드위치

 

샌드위치를 먹고도 배가 고파 사먹었던 이름모를 케이크. 아주 맛있었다. (레드벨벳인 거 같기도 하고...)

 

 

 

거리를 걷다 보니 우중충한 날씨와 종종 보이는 진흙바닥 그리고 특이한 양식의 건물들 서로가 묘하게 잘 어울렸다. 거기다가 러시아 사람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도 같이 어울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끼쳐가며, 지금의 분위기와 모습을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번 여행 때 들고 온 샌들이 어느 순간 물냄새가 너무 심해져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버렸다. 특유의 발꼬랑내가 진동을 하는 터라 기차 안에서 너무 민폐였던 것 같아, 냄새가 심해지자마자 버렸다. 새 샌들 같은 편한 신발이 필요하던 터라 아까 봐놓은 백화점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크록스. 아무리 러시아의 물가는 싸다고 하지만, 크록스 신발은 예외였다. 거의 한국에서 파는 가격을 준 것 같다. 내가 잡은 예산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산 물건 중에서 제일 잘 산 것이다. 그렇게 크록스도 나와 함께 온 세상을 누비기 시작했다.

 

CROCS EVERYWHERE!

 

 

 

버려진 공장도 보인다. 우중충한 날씨랑 찰떡이다.

 

다른 성당도 보였는데, 이 날씨에 들어갈 겨를이 없었다.

 

꺼지지 않는 불꽃은 어딜가나 있는 것 같다.

 

특이한 형태의 체육관

 

체육관의 내부 구조가 아주 흥미로웠다.

 

체육관 1층 홀에선 삼보를 즐기고 있다.

 

시내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가는 길. 다양한 목조느낌의 건물들이 보인다.

 

백화점 방향으로 가다 보면, 호랑이가 여우를 물고 있는(?) 동상이 나온다.

 

여기가 그 백화점이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디자인된 시설같아 보이진 않는다.

 

크록스를 산 백화점이다. 이 지역에 큰 쇼핑몰은 여기 하나뿐이다.

 

이 크록스는 2024년인 아직도 잘 신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