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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6일 목요일, 오후
배를 타고 청록색 호수를 가로질러 반대편 정박장에 도착했다. 올흔 섬(Olkhon Island)에는 포장도로가 없다. 그냥 시골 가면 흔히 보는 흙길이다. 차량이 오프로드 같아 보여도 진동은 다 느껴진다. 간혹 구덩이 같은 데를 지나면, ‘쿠당탕탕!’ 하는 굉음이 들릴 정도다. 아마 유리병 같은 것을 짐칸에 두었다면, 분명 깨졌을 것이다. 그렇게 엉덩이가 아플 즘에 숙소에 도착했다.
마을 이름은 쿠지르(Khuzir),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 정말 작은 마을 수준이다. 엄청난 규모의 콘크리트 건물들도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목재로 지어진 나무가옥들이다. 숙소 또한 나무로 지어진 가옥이었다. 날씨는 추었지만, 목재가옥들은 나의 눈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올흔 섬(Olkhon Island)에서 바이칼 호수를 구경하는 투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숙소 주인장에게 정보를 물어보았다. 영어를 거의 못 알아들으시는 호스트분은 지도를 투박한 그림체로 손수 그려줬다. 거칠지만 따뜻한 ‘마더 러시아’가 이런 것인가?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으러 밖에 나와 거리를 돌아다녔다. 황량한 느낌의 흙길과 중간에 움푹 파여 고인 진흙물들이 보였다. 2000년대 한국 시외 마을 같다.. 어릴 때 자주 놀러 갔었던 외가가 문득 떠올랐다. 지도를 따라가다 보니 인포메이션 센터가 나왔다.
‘센터가 맞나...?’ 싶은 정도의 분위기다.
센터에서는 세 가지 다른 코스의 투어가 있다. 각 투어의 가격은 대략 20,000원 대 정도이다. 아마 현지인이 느끼기에는 조금 비싼 감이다. 이중 올흔 섬의 최북단 ‘카호보이(Khoboy)’로 가는 코스를 예매하고, 숙소 위치와 시간을 안내받았다. 그러고는 밖에 나와 바이칼 호수가 잘 보이는 명소(Mys Burkhan)로 향했다. 가는 길 중간에 소도 보고 복슬복슬한 강아지도 보고, 정말이지 옛날의 추억들이 떠오르는 곳이다.





얼추 다 도착했을까 작은 언덕을 올라가다 보니, 지역신을 기리는 전통 기둥들이 보이고 그 뒤로 정말이지 입을 다물 수 없는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믿기지 않는 장면이 펼쳐졌다. 언덕 꼭대기는 거센 바람이 몰아쳤고, 이 때문에 풍경들이 더 위대해져 보인다. 이른 가을, 두꺼운 구름이 드리우는 늦은 오후의 바이칼 호수는 아주 단단해 보인다. 자연스레 자리에 앉게 되고, 멍하니 사색에 빠진다.






‘대자연은 정말이지 위대하구나!
추운 바람이 깊은 사색에서 깨웠다.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추워진 지 오래다. 빨리 숙소로 돌아가 저녁이 먹고 싶다. 숙소 식당에선 보기만 해도 따뜻한 저녁밥을 먹었다. 그리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라디에이터를 켜고 자려고 누웠다. 라디에이터의 열기는 나무향이 짙게 만들었다.
(Tip) ‘바이칼’ 호수를 제대로 즐기려면 ‘올흔’ 섬으로 들어가 관광하는 것이 좋다. 주로 올흔 섬의 중심에 있는 ‘쿠지르(Khuzir)’라는 마을에 숙소와 관광안내소 및 관광코스들을 안내받을 수 있다. 2박 3일 정도면 필수코스(카호보이 투어, 호수 주변)들을 다 즐길 수 있고, 여유가 있다면 4~5박 정도 머물러 여유롭게 다른 투어코스도 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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