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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4일 화요일, 새벽
탑승객들이 다 내리고 기차는 다시 움직였다. 시베리아의 새벽은 몹시 춥고 어둡다. 창문으로 하얀 달빛이 들어왔다. 꾀나 밝다. 높은 하늘에는 아주 날카로운 초승달이 걸려있다. 달빛이 밝음에도 불구하고 창밖의 주변은 암흑 그 자체다. 그 속에서 나무, 언덕 등 자연의 검은 덩어리감만 알아챌 뿐이다.
2018년 9월 4일 화요일, 늦은 저녁
열차에서 유일하게 열려있는 창은 화장실칸 앞에 있는 작은 전실에 있다. 그 마저도 틸트인 창문이라 외부 풍경을 정말 얇고 기다란 뷰로 볼 수 있다. 점점 더 바이칼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자, 작은 틈으로라도 호수가 보고 싶어 빨리 움직였다. 아시아에서 제일 큰 호수, 바이칼 호수가 얇은 슬릿 사이로 길게 보인다. 나름 얇은 슬릿으로 보이는 호수는 운치가 있었다.
마침내 72시간의 이동을 마치고 ‘이르쿠츠크’에 늦은 밤 11시 즘 다되어 도착했다. 3일간의 기차여행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7일짜리 코스를 경험한 후기들을 들었는데, 왜 그렇게 심심하다 탈출하고 싶다 고 말했는지 알겠다.
(Tip)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생각하면, 대부분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7일짜리 구간을 생각한다. 블라디보스토크-이르쿠츠크 3일짜리 구간만 경험해도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러시아는 땅이 넓어 내륙 중소도시들이 많이 있어,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가급적 구간 중간마다 중소도시에 내려 2박 이상씩 여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나름 서쪽으로 갈수록 문화, 생활양식 등 다방면에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르쿠츠크’역은 오래된 소련의 기차역 같은 느낌이 물씬 난다.. 전광판이며, 내부마감재며, 계단디자인 등 소련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본 장면이랑 거의 동일하다. 구경도 잠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호스텔로 향하는 대중교통은 없을 것이란 확신에 택시를 타고 호스텔로 향했다.
비가 왔는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진흙바닥을 디뎠다.. 축축한 땅바닥과 비 내린 뒤 올라오는 흙내음이 물씬 났다. 이내 곧 호스텔로 들어갔다. 참으로 너저분하고, 살짝 꿉꿉한 냄새도 난다. 그럴 여력 없이 바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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