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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 18.08.30 ~ 19.02.14/'🇷🇺러시아' 긴 여정의 시작

러시아 04. 블라디보스토크(4),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올라타다.

솔직한 진욱씨 2023. 10. 1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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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03. 블라디보스토크(3), 시내구경 그리고 뻘짓

https://jinwook-kim.tistory.com/5 러시아 02. 블라디보스토크(2), 밤을 지새고 https://jinwook-kim.tistory.com/4 러시아 01. 블라디보스토크(1), 긴 여정의 시작점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늦은 저녁 하루 종일 짐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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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일 토요일, 오후

 

뻘짓을 하고 나니 땀범벅이었다. 날씨가 시원해서 그런지 금방 진정되었다. 목베개를 준 에스더 씨에게 연락을 했다.

 

혹시 에스더 일행과 합류해도 될까요?"

 

, 그럼요!”

 

대게 러시아 기차 역사 내에는 짐을 보관하는 곳이 있다. 가격은 역사마다 다르지만 블라디보스토크 역의 짐보관료는 450 루블(당시 약 9,000 )이다. 한 번 맡기면 시간제한 없이 보관할 수 있다. 짐을 맡기고 에스더 씨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혁명전사광장에 있는 정교회는 보수 공사중이었다. 지붕이 키세스 초콜릿 모양이다.

 

니콜라이 황태자 개선문의 모습. 정교회 방식의 디테일들이 눈에 띈다.

 

니콜라이 황태자  개선문 앞에서 비둘기 모이를 주는 러시아 꼬맹이.

 

니콜라이 황태자 개선문 앞에서 일행들이 모여 10여 명이 모여버렸다. 그래서 기념으로 한 컷!

 

 

에스더씨네 일행은 한 5~6명 정도 모여있었다. 이렇게 일행의 일행들이 또 모이기 시작했다. 오픈 카카오톡방 혹은 일행의 게스트하우스 룸메이트 이런 식으로 하나둘씩 모여 10명의 한국인이 모이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니콜라이 개선문 앞 계단에 나란히 앉아 서로의 일정과 목적지를 확인하고는 각자 갈 길을 갔다.

 

 

니콜라이 황태자 개선문 근처에는 전쟁기념관이 있다.

 

2차 대전 당시 희생된 러시아 군인들의 명단이 세겨진 벽.

 

영원의 불꽃은 러시아 도시들을 방문하면 항상 보인다. 희생된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24시간 불을 켜 둔다고 한다.

 

 

나는 에스더 씨와 다른 일행 한 분 이렇게 세 명이서 저녁을 먹을 겸 해변가로 가기로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지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길거리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맥주와 함께 노을을 즐기기로 했다.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아 간단하게 주문했다. 샤슬릭과 맥주 한 잔. 약간의 비싼 감은 있었지만, 노을 지는 해변가에서 먹어서 그런지 충분히 만족했다.

 

 

다시 해변가로 향하던 중 러시아형님들이 하는 버스킹 공연도 봤다. 형님들의 스타일부터 부르는 노래까지 러프함이 물씬 느껴진다.

 

아르바트 분수대 앞에서 한 컷.

 

분수대 앞 넓은 광장에서는 남녀노소 모여 놀고 있다. 노을질 때의 햇볕은 참 황홀하다.

 

해안가에 있는 레스토랑에 왔다.

 

300 루블(당시 약 6000원)에 한 꼬치 샤슬릭과 맥주 한 잔을 즐겼다.

 

해가 떨어지고 밤바다를 거닐었다.

 

 

에스더 씨와는 다른 일정으로 헤어지게 되고, 남은 일행 한 분께서 독수리 전망대에 가면 금문교와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의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하여, 같이 독수리 전망대의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기사에게 전망대에서 10분 정도만 기다려 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간단한 요청이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서로 협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도 구글번역기가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해 주었다.

 

 

독수리 전망대에서 바라 본 금각만대교(졸로토이 다리), 광안대교 저리 가라다.

 

금각만대교 옆 강변 뷰도 이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각만대교(졸로토이 다리)는 역시 멋있고 이뻤다.

 

전망대를 짧게나마 만끽하고, 일행분은 게스트하우스로 나는 기차역으로 다시 돌아갔다. 기차역은 생각보다 어둡다. 일부분은 전등이 고장 나 있어 아무것도 안보이기도 했다. 아침에 그렇게 찾았던 기차가 플랫폼에 도착했고, 차장님이 내려 표검사와 여권검사를 했다. 쓱 훑어보시더구먼 타라고 했다.

 

 

짐 보관소에서 짐을 꺼냈다. 이르쿠츠크까지 가려면 3일이 걸린다. 그래서 거의 3일치 식량을 장봤다.

 

기차타러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중. 내려가는 계단에 불빛따위는 없다.

 

밤 11시 즘 출발하는 기차인데도 불구하고 기차를 타고 떠나려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문 앞에 서서 표를 체크하시는 기차 차장님도 보인다.

 

 

정차한 기차내부는 엄청 조용했다. 짐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려온다. 그리고 늦은 밤에 탑승해서 그런지 취침등 같은 것만 켜놓아 상당히 어둡다. 약간 발 쪽이 안 보이는 정도이다. 이 기차에서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러시아 현지인이다. 동양인이 흔하지 않았는지 모두가 나를 쳐다본다. 러시아인들의 시선은 무섭게 느껴졌다.

 

매서운 시선 속에서 내 자리를 못 찾고 있던 찰나, 한 러시아인이 무심하게 내 자리를 찾아주었다. 뭔가 모를 따뜻함이다. 그의 이름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알렉산더 사샤’, 내가 알게 된 첫 러시아인이었다. 짐을 정리하고 주변 눈치를 보면서 어색하게 좌석에 앉아 기다렸다. 이내 기차는 출발했고, 나는 마치 국경 넘어 팔려나가는 신세 같았다. 어둠, 정적, 시선 속에서 잠을 못 잘 줄 알았는데, 피곤한 하루였는지 머리를 베개에 붙이자마자 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