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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03. 블라디보스토크(3), 시내구경 그리고 뻘짓
https://jinwook-kim.tistory.com/5 러시아 02. 블라디보스토크(2), 밤을 지새고 https://jinwook-kim.tistory.com/4 러시아 01. 블라디보스토크(1), 긴 여정의 시작점 2018년 8월 30일 목요일, 늦은 저녁 하루 종일 짐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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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일 토요일, 오후
뻘짓을 하고 나니 땀범벅이었다. 날씨가 시원해서 그런지 금방 진정되었다. 목베개를 준 에스더 씨에게 연락을 했다.
“혹시 에스더 일행과 합류해도 될까요?"
“네, 그럼요!”
대게 러시아 기차 역사 내에는 짐을 보관하는 곳이 있다. 가격은 역사마다 다르지만 블라디보스토크 역의 짐보관료는 450 루블(당시 약 9,000 원)이다. 한 번 맡기면 시간제한 없이 보관할 수 있다. 짐을 맡기고 에스더 씨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에스더씨네 일행은 한 5~6명 정도 모여있었다. 이렇게 일행의 일행들이 또 모이기 시작했다. 오픈 카카오톡방 혹은 일행의 게스트하우스 룸메이트 이런 식으로 하나둘씩 모여 10명의 한국인이 모이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니콜라이 개선문 앞 계단에 나란히 앉아 서로의 일정과 목적지를 확인하고는 각자 갈 길을 갔다.
나는 에스더 씨와 다른 일행 한 분 이렇게 세 명이서 저녁을 먹을 겸 해변가로 가기로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지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길거리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맥주와 함께 노을을 즐기기로 했다.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아 간단하게 주문했다. 샤슬릭과 맥주 한 잔. 약간의 비싼 감은 있었지만, 노을 지는 해변가에서 먹어서 그런지 충분히 만족했다.
에스더 씨와는 다른 일정으로 헤어지게 되고, 남은 일행 한 분께서 독수리 전망대에 가면 금문교와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의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하여, 같이 독수리 전망대의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기사에게 전망대에서 10분 정도만 기다려 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간단한 요청이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서로 협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도 구글번역기가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해 주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각만대교(졸로토이 다리)는 역시 멋있고 이뻤다.
전망대를 짧게나마 만끽하고, 일행분은 게스트하우스로 나는 기차역으로 다시 돌아갔다. 기차역은 생각보다 어둡다. 일부분은 전등이 고장 나 있어 아무것도 안보이기도 했다. 아침에 그렇게 찾았던 기차가 플랫폼에 도착했고, 차장님이 내려 표검사와 여권검사를 했다. 쓱 훑어보시더구먼 타라고 했다.
정차한 기차내부는 엄청 조용했다. 짐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려온다. 그리고 늦은 밤에 탑승해서 그런지 취침등 같은 것만 켜놓아 상당히 어둡다. 약간 발 쪽이 안 보이는 정도이다. 이 기차에서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러시아 현지인이다. 동양인이 흔하지 않았는지 모두가 나를 쳐다본다. 러시아인들의 시선은 무섭게 느껴졌다.
매서운 시선 속에서 내 자리를 못 찾고 있던 찰나, 한 러시아인이 무심하게 내 자리를 찾아주었다. 뭔가 모를 따뜻함이다. 그의 이름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알렉산더 사샤’, 내가 알게 된 첫 러시아인이었다. 짐을 정리하고 주변 눈치를 보면서 어색하게 좌석에 앉아 기다렸다. 이내 기차는 출발했고, 나는 마치 국경 넘어 팔려나가는 신세 같았다. 어둠, 정적, 시선 속에서 잠을 못 잘 줄 알았는데, 피곤한 하루였는지 머리를 베개에 붙이자마자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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