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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8일 토요일, 이른 아침
날이 밝았고, 다시 이르쿠츠크로 돌아갈 시간이다. 9시쯤 시간에 맞춰 밴 차량이 왔고,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면서, 들어올 때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동시에 좀 더 서쪽에 있는 ‘노보시비르스크’로 떠날 생각에 흥분이 된다. 몽골 같은 평활한 대지와 나무들을 보다 보니 어느새 휴게소에 도착했고, 그 뒤 금방 도심으로 돌아왔다. 차량은 내 숙소에 내려주었고, 기사 형님은 짐까지 꺼내주는 에스코트를 해주셨다.
‘롤링스톤즈’ 숙소는 이전에 묵었던 숙소와는 다른 느낌이다. 젊고 어린 여행자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중에서 70대 어르신 한 분이 계셨다.
“저기 안녕하세요...?”
“아이고, 한국분이시네요. 안녕하세요!”
그는 처음 보는 젊은이인 나에게 반말을 하지 않고 존댓말을 썼다. 사소한 것이지만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나는 궁금한 게 많아졌다. 성함은 물어봤지만 나이는 묻지 않았다. ‘이대학’씨는 유럽에서 러시아로 넘어와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시다. 그것도 70대 혼자서 말이다. 영어는 조금씩 배워가면서 어떤 문제든 해결하시는 분이셨다. ‘이대학’씨는 내일 바이칼 호수로 갈 예정이고, 나는 계속 서쪽으로 이동할 예정이라 서로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 심지어 내가 공유한 정보가 고맙다고 저녁까지 사주셨다.
숙소로 돌아와 ‘이대학’씨는 내일 이른 일정 때문에 먼저 자러 갔다. 이후 나는 숙소 라운지에서 22살 일본인 ‘요타’을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한동안 까먹었던 일본어를 쓰게 되어서 너무 재밌었다.
2018년 9월 9일 일요일, 늦은 오전
아침에 일어나 ‘노보시비르스크’로 떠날 준비가 끝났다. 마지막으로 ‘이대학’씨에게 인사를 드리고 숙소를 나왔다. 그는 마지막까지 친절함을 보여주었다. 이내 트램을 타고 기차역에 도착했고, 기다리던 기차가 왔다. 4박 5일이 짧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남으로 가득 찬 ‘이르쿠츠크’를 뒤로 한 채 기차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