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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 18.08.30 ~ 19.02.14/'🇷🇺러시아' 긴 여정의 시작

러시아 19. 카잔(1), 나는 대한민국에서 왔어(Я из ‘Южной’ Кореи)

솔직한 진욱씨 2024. 12. 3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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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18. 예카테린부르크(2), 이세티 강 그리고 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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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지하철에서는 주로 토큰을 쓴다.

 

벽이 살짝 사선이다. 그래서 역동적인 공간감으로 느껴진다.

 

아주 깊숙이 내려강 나오는 지하철역이다. 들어간 깊이에 비해 내부 공간은 단순하다.

 

예카테린부르크의 지하철은 총 9개 역 밖에 없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우측에 보이는 지하철은 아주 오랜되었는지 멈추고 떠날때의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2018915일 토요일, 오후

 

오늘은 다음 도시인 카잔으로 떠나는 날이다. 기차 시각이 늦은 밤이라 오후에 이곳저곳을 방문할 여유가 있다. 지하철을 타고 근처 공원(Dendrologicheskiy Park, 명칭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모르겠다)으로 향했다. 공원을 어슬렁거리면서 자연들을 만끽했다. 공원뿐만 아니라 주변을 걸어 다니며 도심의 풍경들도 만끽했다. 휴식을 취할 겸 카페로 들어가 간단한 디저트와 따뜻한 커피를 주문했다.

 

 

 

 

공원 정문을 지탱하는 기둥 위에는 도자기가 올려져있다. 특이하다.

 

우연히 들리게 된 공원이지만 아주 평화롭다.

 

작은 정교회 성당이 있다. 성당의 정문을 고치는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이것이 러시아 다람쥐? 푸른 잔디위로 쉼없이 뛰어다닌다. 아주 당차다.

 

이름 모를 정부청사지만 미국 시골마을 언저리에 있을법한 분위기를 풍겨낸다.

 

아스팔트의 경계선들은 지워진지 오래다.

 

길가다 정교회를 발견했다. 엄청 크고 유명하진 않지만 안이 궁금했다.

 

성당 문을 열자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당이 떨어져 부리나케 들어온 카페

 

케이크에 올라간 버건디색의 소스가 일품이다.

 

 

 

 

커피를 즐기던 중 어금니에서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꼈다. 그 순간 섬뜩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어금니 하나를 신경치료를 할 만큼 방치해 둔 사건이 기억이 났다. 당시 여행이 중간에 심각한 통증을 느꼈고 매일 식사를 할 때 통증이 없는 쪽으로 씹으면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다행히도 치아가 상하거나 썩은 것은 아니었고, 피로도가 쌓여 잇몸이 살짝 내려앉은 정도다. 그래도 걱정이 된 나머지 얼른 약국으로 가 약사에게 방안이 있는지 물었다. 물론 여기도 영어가 통용되지 않아 구글 번역기의 힘을 빌렸다. 약사는 종합비타민은 권장하였고, 나는 그 자리에서 3개월 분량을 바로 구매했다. 부디 이번 여행에서는 치아에 문제가 없길 기도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다시 중심가로 왔다.

 

손주와 할아버지는 신나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나도 신났다.

 

트램이 지나간 자리에서 한 컷

 

반대편에서도 한 컷을 찍던 찰나에 지나가시는 아저씨.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으면 인화해리고 싶다.

 

길가다 작은 공원들도 종종 보인다.

 

작은 공원이지만 포근함은 남달랐다.

 

공원 끝편에 있는 조각상. 신호등을 기다리는 여성과 묘하게 어울리는 각도이다.

 

대학교처럼 보인다. 저런 곳에서 수업들으면 어떨까?

 

공연장 같다. 힘차게 들어올린 조각상의 손이 눈에 띈다.

 

옛 소련당시 원형의 조형을 디자인으로 많이 썼다. 대학 수업시간 때 들었던 것을 직접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특이한 형태의 아파트 아주 낡았지만 형태만큼은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타워의 발코니도 특이하지만 좌측에 붙어있는 커다란 통로가 더 눈에 띄었다.

 

그 큰 통로 너머로는 말도 안되게 긴 아파트가 이어져있기 때문이다.

 

N각형의 향연

 

아무렇게 설치된 실외기, 구분되어지지 않은 주차장 그리고 낡아버린 오래된 페인트들

 

러시아는 땅이 넓어서 그런가 가로로 길죽한 건물을 좋아하나 보다

 

제일 인상 깊었던 타워. 물론 비소츠키 타워도 멋있었다.

 

러시아에서는 이런 추모관이 자주 보인다.

 

할머니는 무슨 사연으로 저기를 가는 것일까?

 

비타민이 너무 싸다. 1박스당 140루블(당시 약 3000원)

 

 

 

 

 

오싹한 기억을 뒤로하고, 어느덧 기차를 탈시간이 다가왔다. 이번 기차는 지난번처럼 오래 타지 않는다. ‘카잔’역에서 내리는 시각도 오전 11시 정도이다. 기차내부는 점등을 다 한 상태였다. 타자마자 차장님이 침대시트와 이불보를 건네주었고, 조용히 내 자리로 가서 후다닥 잘 준비를 하고 잠들었다. 덜컹거리는 밤기차의 소음과 선선한 공기는 항상 잠자리를 더 포근하게 만들었다.

 

 

 

 

어두운 무렵 두려움에 떨며 탑승한 블라디보스토크 역이 생각났다.

 

기사님은 거의 2층에서 내려다보면서 운전하신다.

 

다음날 아침, 내가 탄 열차칸은 진짜 꼬리칸이었다.

 

강렬한 붉은색과 회색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떠오르게 한다.

 

'카잔'역은 따뜻한 날씨로 나를 반겨준다.

 

좌측의 붉은 벽돌 건물이 '카잔'의 첫인상이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시는 분이 보인다. 나 또한 그렇다.

 

역 밖으로 나가는 도중에 정원에서 잠시 재정비를 했다.

 

아까 그 붉은 벽돌 건물이다. 사진이 아쉽게 나왔다.

 

정면에서 바라 본 '카잔'역. 수평으로 넓게 뻗힌 덩어리와 스테인글라스(?)가 독보적이다.

 

 

 

 

 

2018916일 일요일, 오전

 

카잔에 도착했다. ‘카잔’중앙역은 붉은 벽돌과 여러 장식들로 꾸며져 있었다. 화창한 볕과 함께 벽돌입면은 더 따뜻하고, 선명한 음영은 장식들을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이때까지 봐온 기차역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숙소를 구경하는 찰나에 러시아인 룸메이트가 먼저 말을 걸었다.

 

반가워요. 어디서 왔나요?”

 

여행 가기 전 짤막한 러시아어를 배웠었고, 한 번 써먹고 싶었다.

 

야 이즈 까레이스키(?)(나는 한국인이야)”

 

남쪽이야, 북쪽이야?”

 

남쪽에서 왔어

 

그러면 '야 이즈 유즈나 까레이(나는 대한민국에서 왔어, Я из ‘Южной Кореи)'라고 말해야 해, 유즈나!(남쪽, Южной)!”

 

발음과 문장 교정을 10분간 해줬다. 이렇게 대화하는 게 재미가 있었는지 다른 러시아인 룸메이트가 합류했다. 말 한마디 꺼낸 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교육을 당했다. 그리고 갑작스레 새로 합류한 룸메이트가 명함을 건네고는 나는 의사인데, 한국의 의학이 너무 발단된 게 멋있었다.’라고 말을 꺼냈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 열린 의학 포럼에 참여하고, 대학교병원에 순방까지 한 사람이었다. 그러고는 ‘욘-사이 대(연세대)’라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이 정신없는 대화는 30분간 이어졌다. 다양한 문화권에 사람들이 섞이고, 서로가 궁금한 게 많은 상태로 정신없이 대화하는 것이 게스트하우스의 묘미 중 하나이다.

 

혼돈의 대화 이후, 나는 주요 관광 거리로 나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받은 '카잔' 지도. 디즈니 지도 마냥 랜드마크들을 귀엽게 꾸며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