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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18. 예카테린부르크(2), 이세티 강 그리고 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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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5일 토요일, 오후
오늘은 다음 도시인 ‘카잔’으로 떠나는 날이다. 기차 시각이 늦은 밤이라 오후에 이곳저곳을 방문할 여유가 있다. 지하철을 타고 근처 공원(Dendrologicheskiy Park, 명칭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모르겠다)으로 향했다. 공원을 어슬렁거리면서 자연들을 만끽했다. 공원뿐만 아니라 주변을 걸어 다니며 도심의 풍경들도 만끽했다. 휴식을 취할 겸 카페로 들어가 간단한 디저트와 따뜻한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를 즐기던 중 어금니에서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꼈다. 그 순간 섬뜩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어금니 하나를 신경치료를 할 만큼 방치해 둔 사건이 기억이 났다. 당시 여행이 중간에 심각한 통증을 느꼈고 매일 식사를 할 때 통증이 없는 쪽으로 씹으면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다행히도 치아가 상하거나 썩은 것은 아니었고, 피로도가 쌓여 잇몸이 살짝 내려앉은 정도다. 그래도 걱정이 된 나머지 얼른 약국으로 가 약사에게 방안이 있는지 물었다. 물론 여기도 영어가 통용되지 않아 구글 번역기의 힘을 빌렸다. 약사는 종합비타민은 권장하였고, 나는 그 자리에서 3개월 분량을 바로 구매했다. 부디 이번 여행에서는 치아에 문제가 없길 기도했다.
오싹한 기억을 뒤로하고, 어느덧 기차를 탈시간이 다가왔다. 이번 기차는 지난번처럼 오래 타지 않는다. ‘카잔’역에서 내리는 시각도 오전 11시 정도이다. 기차내부는 점등을 다 한 상태였다. 타자마자 차장님이 침대시트와 이불보를 건네주었고, 조용히 내 자리로 가서 후다닥 잘 준비를 하고 잠들었다. 덜컹거리는 밤기차의 소음과 선선한 공기는 항상 잠자리를 더 포근하게 만들었다.
2018년 9월 16일 일요일, 오전
‘카잔’에 도착했다. ‘카잔’중앙역은 붉은 벽돌과 여러 장식들로 꾸며져 있었다. 화창한 볕과 함께 벽돌입면은 더 따뜻하고, 선명한 음영은 장식들을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이때까지 봐온 기차역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숙소를 구경하는 찰나에 러시아인 룸메이트가 먼저 말을 걸었다.
“반가워요. 어디서 왔나요?”
여행 가기 전 짤막한 러시아어를 배웠었고, 한 번 써먹고 싶었다.
“야 이즈 까레이스키(?)(나는 한국인이야)”
“남쪽이야, 북쪽이야?”
“남쪽에서 왔어”
“그러면 '야 이즈 유즈나 까레이(나는 대한민국에서 왔어, Я из ‘Южной’ Кореи)'라고 말해야 해, 유즈나!(남쪽, Южной)!”
발음과 문장 교정을 10분간 해줬다. 이렇게 대화하는 게 재미가 있었는지 다른 러시아인 룸메이트가 합류했다. 말 한마디 꺼낸 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교육을 당했다. 그리고 갑작스레 새로 합류한 룸메이트가 명함을 건네고는 ‘나는 의사인데, 한국의 의학이 너무 발단된 게 멋있었다.’라고 말을 꺼냈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 열린 의학 포럼에 참여하고, 대학교병원에 순방까지 한 사람이었다. 그러고는 ‘욘-사이 대(연세대)’라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이 정신없는 대화는 30분간 이어졌다. 다양한 문화권에 사람들이 섞이고, 서로가 궁금한 게 많은 상태로 정신없이 대화하는 것이 게스트하우스의 묘미 중 하나이다.
혼돈의 대화 이후, 나는 주요 관광 거리로 나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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