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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 18.08.30 ~ 19.02.14/'🇷🇺러시아' 긴 여정의 시작

러시아 14. 노보시비르스크(1), 러시아의 중부도시

솔직한 진욱씨 2024. 8. 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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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10일 월요일, 오후

 

기차는 약 27시간 정도를 달렸다. 내가 탔었던 기차는 거의 새것이었고, 내부시설도 너무 쾌적했다. 이후 청록색의 ‘노보시비르스크’‘노보시비르스크’ 역이 보였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도시의 분위기도 흐리고 무거워 보였다.

 

 

 

 

이르쿠츠크 역에서의 마지막 모습이다.

 

운이 좋게도 이번에는 신식 열차칸이다.

 

아주 새것이다. 이전에 탔었던 기차를 생각하면 거의 퍼스트 클래스다. 심지어 새 가죽냄새도 났다.

 

러시아는 홍차가 유명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러시아인 대부분은 홍차를 꼭 즐기곤 한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다. 하지만 열차는 오늘도 열심히 달린다.

 

이 열차가 얼마나 신식이었는지를 보여준다. 화장실 사용중 표시, 날씨, 기차속도, 날짜 등을 표기하는 전자간판이다. 간단한 것이지만 이전에 탄 열차에 비하면 아주 고도화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다음 날 아침에 정차역에서 샀다. 햄버거 스테이크와 샐러드 그리고 메밀밥으로 구성된 건강한 도시락이다.

 

어김없이 햇살이 밝아졌다. 점심 시간이 다 되어가지만 사람들은 햇살 아래 낮잠을 자곤한다.

 

 

 

 

숙소를 가정집 같은 곳으로 구했었다. 이 숙소를 가기 위해 역 앞에 있는 작은 버스를 탔다. 비좁은 버스에 엄청난 크기의 배낭을 메고 타니 모두가 처다 보았다. 흔한 아파트 단지에 있다고 구글 지도에 나오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뭔가 표식이라도 있을 텐데, 그 마저도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숙소에 들어갔고 주인분께서는 영어를 못하신다. 숙소를 소개해줄 때 여기저기 데려가면서 방, 샤워, 주방 등 짧은 단어만 사용하시는 수준이다.

 

 

 

 

노보시비르스크에 도착했다. 열차에서 내림과 동시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육교를 건너 시내로 향했다.

 

육교 아래는 복잡한 열차 시스템이 있다. 어둑한 빛은 노보시비르스크 중앙역의 청록색과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붉은 색을 더 눈에 띄게 만든다.

 

숙소로 향하는 버스정류장 앞에서 한 장.

 

숙소의 공용 주방이다. 가정집을 개조하여 숙소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따뜻한 주방이다.

 

저녁으로 길가에 보이는 식당에 갔다. 원하는 메뉴를 식판에 담아서 계산하는 방식이다. 으깬 감자, 이름 모를 떡갈비 그리고 보르쉬 수프는 쌀쌀한 몸을 데워주었다.

 

 

 

 

 

2018911일 화요일, 오전

 

어제와는 다르게, 비가 그쳤다. 비 때문이었는지 보행로는 진흙탕이 되어있었다. 도로도 움푹 파여 있기는 마찬가지다. 주변을 거닐다 보니 눈에 띄는 건 특이한 모양의 건축물들이었다. 소련시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들이 정말 특이하게 생겼다. 공원에는 낡고 오래된 놀이구기들이 보이고, 관리가 잘 안 된 거친 정원들이 있다. 이런 조합들이 모여 러시아 중부의 한 도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다행히도 비가 어젯밤에 그쳤다. 대로변 모습은 이르쿠츠크와 별반 다를께 없다.

 

시에서 정원이나 공원을 정비하지 않는 것 같다. 덕분에 무성한 나무와 잔디를 만끽할 수 있다.

 

거친 소련의 느낌이 물씬나는 놀이기구와 건물들이 특이하다.

 

이런 곡선 입면을 이용한 거대한 건물도 있다.

 

장식적인 요소가 많이 있는 건물이다. 놀랍게도 '메리어트' 호텔이다.

 

호텔 너머로 넓은 보행환경이 조성되어있다. 그것도 아주 넓다.

 

 

 

 

 

노보시비르스크는 중앙대로를 기점으로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뉜다. 8차선 마냥 넓은 도로는 두 지역을 완벽하게 가르고 있다.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것도 상당히 힘들다. 횡단보도를 찾는 것도 어렵고, 찾으러 돌아다닌 때 땅도 울퉁불퉁해서 걸어 다니기도 어렵기도 하다. 찾았다 해도 횡단보도 신호는 한국보다 빠르게 변한다.

 

 

 

 

 

8차선 도로와 엄청난 교통량은 두 지역을 갈라 놓는 홍해와도 같다.

 

심지어 아스팔트에 차선들이 거의 지워져 있다.

 

레닌 동상 뒤, 넓은 광장에는 '노보시비르스크 국립 오페라 발레극장'이 자리 잡고 잇다.

 

오늘은 공연이 없어 문이 굳게 닫혀있다.

 

극장 주변으로는 넓은 공원이나 공지가 있다. 맑은 날 공연보고 나와 햇살을 쬐는 상상을 해본다.

 

규모가 아주 크다. 측면에서 보면 원형의 웅장함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노보시비르스크 국립 발레 극장'은 공원과 어우러져 있어 동네 사람들이 일상을 보내는 장소이기도 하다.

 

극장 다른 편에는 작은 광장도 있다.

 

 

잠시 작은 우박이 쏟아져 카페로 피신했다.

 

 

 

 

 

노보시비르스크 국립 오페라 발레극장을 중심으로 국립 미술관, 현대식 극장, 성당 등이 10~15분 거리에 있지만 일부 시설은 중앙 도로를 중심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동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이 중 노보시비르스크 국립 미술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입장료는 학생할인을 받아 75 루블 (당시 약 1500 )이다. 종교(Icon) 미술부터 근대 미술까지 많은 컬렉션들은 아니지만 다양한 연대기의 미술작품들이 있었다. 특히 빛을 소재로 한 작품들의 표현이 재미있었다. 미술관은 새롭게 재단장하거나 꾸미지 않았다. 오랜 시간의 흔적과 거칠게 보수한 자국들이 소박한 감정들을 불러일으킨다.

 

 

 

 

'노보시비르스크 국립 미술관'에서 뭔가 이벤트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다만 내가 저게 무슨 뜻인지 못 읽을 뿐이다. 잘 보면 홍익대학교와 가천대학교 로고가 보인다.

 

미술관의 내부는 새로 꾸미거나 리노베이션을 하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날 것 그대로를 사용하는 모습이 더 멋있는 것 같다.

 

옛 왕가 일족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좌측에 황금닭을 조심스레 들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당시 닭이 중요한 존재로 여겼음에 틀림없다.

 

더군다나 닭을 디자인 모티브로 한 다기세트가 있다.

 

묵직한 유리공예 작품들이 꾀나 많았다. 가볍고 우아함을 강조하는 유리잔과는 다른 방식으로 디자인된 것이 인상 깊다.

 

전시를 다 보고 화장실에서 한 컷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다. 나는 배낭여행을 하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운동이다. 산책, 조깅을 하거나 여건이 된다면 헬스장(Gym)을 가서 운동을 하곤 한다. 다행히도 숙소 근처에 아주 크진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는 헬스장을 발견했다. 헬스장 관장님은 되게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다. 멀리서 온 여행객이 신기했는지 내가 운동을 마치고 나갈때즘에 이것저것을 물어보셨다. 그러곤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여 같이 찍기도 했다.

 

운동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위해 숙소 주변에 아시안 전문식당을 방문했다. 이런저런 메뉴들이 보이는 데 여러 나라에서 온 메뉴들이다. 이중 익숙한 메뉴인 연어롤을 주문했다. 러시아 사람 입맛에 맞게 변형된 초밥이다. 치즈와 오이를 김으로 감싸고, 그 위 밥으로 한 번 더 감싼 다음 연어를 올려두었다. 밥과 치즈의 조합은 살짝 의아하지만 전체적인 맛의 균형은 나쁘지 않다.

 

 

 

 

 

벽에는 푸근한 인상을 가지신 관장님이 모아오신 접시기념품들이 걸려 있다.

 

새로 개업한 식당같았다. 잡다한 아시아 느낌의 메뉴를 러시아인에 맞게 바뀌 팔고 있다.

 

출입구 주변에는 동양스러운 물건들을 판다. 젓가락, 식기, 온갖 종류의 간장들과 정체모를 기념품들